2017년 6월 1일 목요일

장승진·프랙티쿠스 연구팀, 나는 더 영어답게 말하고 싶다 문장만들기편

드디어 3권!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어다운 문장을 만드는 요령을 정리한 책이야.
표현하고 싶은 내용을 한국어로는 이렇게 하고, 영어로는 그것을 저렇게 해야 자연스럽다...는 식의 대응을 두지 않고
영어권 화자는 아예 문장의 구성을 이렇게 한다...는 내용을 몇 개 추려서 설명하고 있어.

그러다 보니 어떻게 보면 설명은 추상적이게 되고
예문은 결국 조금 구체적이다 보니 감 잡기가 조금 애매한 경우도 있고.
이전의 책들처럼 슥 읽고 외울 수 있는 건 외워 보자~ 는 느낌이 조금 안 통하기는 해.

여하간 영어는 명사를 중심으로 말하는 편이고,
그래서 형용사를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라던가
품사를 확장시켜서 말하는 것이 좋다던가
동사가 워낙 많다보니 우리말처럼 부사를 써서 말의 맛을 살리지 않고 그에 적합한 동사를 여럿 아는 게 좋다거나
보어에 관한 설명, 수동태와 능동태를 중 어느 것이 더 적절한 상황인지 가려보는 방식 등등
흥미로운 내용들이 제법 있어. 이런 내용은 내 기억으로만도 이 책만의 강점은 아니고
종래에도 비슷한 내용을 다루는 책들이 몇 더 있기도 했지만, 뭐... 어차피 지나쳐 가는 책이니까.
반복한다고 더 나쁠 거야 사실은 없지.
오히려 대동소이한 책들을 여럿 읽으면 나는 더 좋다고 생각하는 게
지루한 반복이 되지 않으면서도 반복학습의 효과는 누리게 되거든.

신경쓰였던 점들.

15쪽에 He downed his coffee and went back to work라는 예문이 있어.
이건 내 생각에는 그가 커피를 급히 마셨다 정도가 될 것 같거든?
'커피를 내리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가 된다고 설명하는데 이게 말인가 막걸린가?
오히려 우리말에선 커피를 내린다고 하면 마셔서 목구멍으로 내려보내다 라는 의미보다는
커피를 추출했다 라는 의미로 더 통할 텐데. 설명을 할거면 똑바로 해야지;
십중팔구는 저 해석만 읽고서는 뭐 문장의 주인공이 사무실 막내라서 커피라도 타나보다 하지 않겠어?

29쪽에 보면 brown-noser라는 표현을 가르치는데 이 단어는 내가 알기론
똥꼬를 핥아주다 보니 코가 갈색이 됐다는 의미거든?
근데 여기에는 구두를 핥다가 구두약이 코에 묻었다는 어원도 있다는 식으로 소개했더라고 ㅋㅋㅋㅋㅋ
상스러운 이야기를 안하고 싶었으면 차라리 그냥 넘어가지 이건 무슨 싶더라.

88쪽에 있는 예문을 보면
표제에는
Can you help me? I can't seem to pry open the lid of jam jar. 라고 되어 있는데
바로 그 아래 예문박스에는
I can't pry open the lid of the jam jar.라고 되어 있네.
문장이 거의 같은데 왜 위에선 jam jar이고 아래에선 the jam jar일까?
나도 소위 중급자 수준으로서 관사를 신경 안쓸 수가 없는데 예문이 이런 식이면
괜히 사람 헷갈린단 말야. 이러면 문제가 잘못 나온 문제집처럼... 조금 신뢰가 안 가게 된다고.
심지어 정말 잘못 나온 문제도 아래 쓸 거지만;

117쪽에는
sweep somebody off one's feet이라는 표현이 나와. 비유적으로 말해서 사랑에 빠졌다는 뜻인 모양인데
문자 그대로는 소위 공주님 안기를 했다는 의미인가 봐. 다리로 바닥을 쓸듯이 쓰윽 하고 안아 올린다는 거지.
예문에는 My fiance swept me off my feet when we met two months ago.라고 되어 있거든?
내가 그렇게 공주님 안기의 행위를 받게 되었고, 그러므로 내 약혼자가 나에게 반했다는 의미라는 건가?
그니까 이 표현을 사용하게 되면 '안기'의 행위자와 그 행위를 피동으로 받게 되는 인물하고
그렇게 해서 사랑에 빠진 사람과 그 사랑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누구인지 나는 조금 헷갈리는 느낌이 들어.
위의 예문대로 하면 공주님 안기를 한 사람은 약혼자(남자)이고, 당한 사람은 나(여자)이며,
사랑에 빠진 사람이 약혼자이고, 사랑의 대상이 된 게 나인 셈인가?
근데 막상 설명에 보면 sweep her off her feet은 '여성이 남성에게 첫눈에 반한다는 뜻'이라고 하거든?
그럼 사랑에 빠진 사람이 나이고, 그 대상이 약혼자라는 거야?
읽다 보니 뭔가 짜증이 막 나는데, 이런 거는 제대로 설명해야 되지 않겠어?
쓰는 당사자들은 머릿속에 제법 뚜렷한 그림이 있으니까 이렇게 대충 설명하고도 오케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124페이지에는 막간 퀴즈가 있는데
여기 1번 문제가 이래.

자식이 먼저 세상을 뜨리라고 생각하는 부모는 없다.
Every parent expects to ______ their children.
1. outlive 2. live longer 3. liveout 4. alive longer

이거는 그 전에 다뤘던 표제어를 감안해도 답은 그냥 1번이지. 실제로 해답에도 1번이라고 되어 있고.
근데 그렇게 되면 예문과 해석이 일치하지 않는 거잖아?
예문의 올바른 해석은 '모든 부모는 자기 자식보다 더 오래 살 것이라 생각한다' 정도가 되지;;;;;;
아니면 예문이 every parent expects their children to outlive them. 정도여야 되는 거 아닌가?
out-이 붙은 동사들이 조금 헷갈릴 수 있는 게 사실이고, 그래서 여기서도 두어쪽에 걸쳐 다룬 거겠지만,
이런 식으로 잘못 사용한 내용을 떡하니 내놓으면 글쎄... 이것도 신뢰도의 문제가 된단 말야.

이런 것들을 나쁘게 보자면 정성 부족이겠고
좋게 봐주자면 경험 적은 출판사의 미숙이겠지만,
소비자로서 눈에 밟히는 건 결국 밟히는 거거든.
나쁜 책이라고는 안하겠지만 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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